새벽네시를 창업하고 자주 듣는 몇가지 질문이 있는데, “어떤 마케터를 뽑아야 되나요?”가 단연 1등이다.
우리도 올해 4월부터 8월까지, 채용 채널을 여럿 열어두었다가 6월 이후론 원티드만 남기고 전부 닫았는데도, 채 4개월이 안되는 기간 동안 면접만 200번을 넘게 봤다.
새벽네시 이전까지 합치면 나와 경은님이 본 마케터 면접만 1,000번이 훌쩍 넘어간다.
그럼 정말로, 어떤 마케터가 좋은 마케터일까?
-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분
- 다소 과격하게 표현한 감이 있지만, 순화하면 ‘마케팅에 정답이 없음을 알고 있는 분’에 가까울 것 같다. 정답이 설사 찾아졌더라도, 그게 정답임을 다들 아는 순간 그건 더이상 정답이 아니다.
- “제가 몇년 전에 A 브랜드 했을 땐 이게 제일 정답에 가까웠으니까, 여기서도 이렇게 하셔야 돼요”라는 말보다는, “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해볼게요”가 보통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 경험이 있다. - 답을 찾는 방법을 아는 분
- 굳이 비교하자면, “미디어믹스 짤 줄 아는 분”과 대척점에 있는 분이 아닐까 싶다.
- GA, MMP, 미디어믹스는 누구든 배우면 짤 수 있다(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..) 이런 류의 지식은 결제만하면 너무 잘 정리해서 알려주는 강의가 셀 수 없이 많다.
- 그러나 답을 찾는 방법은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내재된 기질 같은 것이라서, 연습을 통해 개선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인 차이도 분명히 있다.
- “저희 빨리 예산 올려서 paid 마케팅 해야되는데 대표님이 돈을 잘 안쓰세요, 저는 예전에 월에 1-2억은 우습게 태웠는데”라고 말하는 마케터는 경계해야한다. paid 마케팅을 할 때가 아니라는 내부 결정의 이유를 명확히 이해하고, 왜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추적하고, 정말로 잘못된 판단이었다면 그 판단을 뒤엎기 위해 아주 소액으로라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오는 마케터를 구하셔야 한다. - 손이 빠른 분
- 정답이 없다고 했지만 사실은 있다. 수없이 시도하면 된다.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다보면 무조건 찾아지기는 한다.
- 그럼 그걸 얼마나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.
- 소재를 만들더라도 하루에 10개 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고, 1개도 벅찬 사람이 있다. 10개를 만들어야 그중에 겨우 0.1개가 터질까 말까한 확률 싸움이다. 최대한 빨리 만들고, 빨리 망해봐야한다. - 숫자에 밝은 분
- 양껏 망하되, 전략적으로 망해야한다.
- 마케터의 성적표인 대시보드를 보다보면(엑셀, 루커스튜디오, 리대시 등등) 이제는 10번 중에 1번 성공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이제는 2번씩 성공할 수 있겠다는 단서가 보인다. 어제까지는 분명 CPA 1만원이다가 점점 내려갈 기미가 보이는 것 같다 싶으면 그때를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, 어떻게든 거기서 추가적인 증분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한다.
- 그러려면 일단 숫자를 볼 줄 알아야한다.
- 숫자를 잘 보는지를 알 수 있는 힌트 중에는, 예컨대 CPA 1만원이 2만원이 된 것을 보고 “CPA가 증가했습니다”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닌, “CPA 성과가 떨어졌습니다”라고 말하는 사람을 찾으셔라. - (경계할 것) 우리 프로덕트를 너무 사랑하는 분
- 모든 마케팅은 유저에서 시작해야한다. 우리 회사는 화장품을 팔아야하는데 화장품을 한번도 사본적이 없고, 앞으로도 살 계획이 없는 마케터보다는, 화장품을 너무 사랑해서 친구들 앉혀놓고 영업하는 마케터가 낫다.
- 그러나 이건 필수 조건은 아니고, 때로는 사랑한다는 것이 거대한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데, 내가 우리 프로덕트를 이런 이유에서 사랑한다고 우리 유저가 전부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.
- 몰래 사랑하면서 한걸음 떨어져서,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우리 유저는 혹시 다르게 생각하나?를 매 순간마다 반문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가장 좋겠다.
이미 잘 아시겠지만, 결국 우리 조직에 알맞는 분을 찾는 것이 답이다.
B 회사에서 좋은 분이었다고 우리에게도 좋은 분일지는, 확률이 높을수는 있지만, 알 수 없다.
새벽네시도 좋은 분을 찾는다면 꼭 채용하고 싶다. 채용에 관심이 있다면 위의 '팀' 메뉴를 살펴보시길!